장마라더니 다시 더워지면서 가끔 소나기가 왔다 지나가는 요즘,
다들 더위 잘 이겨내며 여름을 나고 계신가요?
저는 비오는 동안 다시 선풍기로도 충분히 버틸만해서 잘 지냈는데
요즘은 선풍기로는 집안일까지 도저히 할 수 없어서
에어컨을 켜고 지내요.
어느덧 임신 27주가 되어 아기 맞을 준비를 하다보니
이런저런 걱정거리도 생기고 잡생각도 늘어나고 있어요.
새벽에 잠이 잘 안오다보니 어떤 날은 새벽 5시까지 말똥말똥 깨어있다가
억지로 뒤척이며 잠을 청하고
오전 11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다보니 생활패턴이 너무 엉망이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새벽시간만 되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올라서
잠이 더 안오는 것 같아요.
아가도 태동 초반에는 새벽 2시정도나 돼야 조금 움직이고 그랬는데
요즘엔 아침부터 새벽까지 시간 가리지 않고
잠은 자나 싶을 정도로 잘 움직이고
특히 새벽에 유독 지진이 난 것 처럼 너무 잘 놀아서
잠이 오려다가도 깜짝 놀라게 돼요.
정말 세게 태동할때면 마치 미끄럼틀에서 떨어지는 꿈꾸다 잠에서 화들짝 깨는 것 처럼
몸이 움찔하며 깨게 될 때도 있어요.
아기가 방광을 자꾸 차는 바람에 잠이 들었다가도 화장실 가고 싶어 깨게 되고..
계속 반복인 것 같아요. 그래도 태동 잘 하고 아기가 노는 것이 잘 느껴져서 너무 행복하고 신기해요.ㅋㅋ
잡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걱정거리로 변할 때면 불안한 마음에 괜히 맘카페에 들어가
나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엄마들이 있을까 검색도 해보고
사람들이 털어놓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읽어보며
위로도 얻고 용기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드는 생각은 남의 상황이나 여건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서
조언이랍시고 건방떨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 다르고 느끼는 것도 다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위해서 하는 말이라도 말이라는건 정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하는 것 같아요.
아기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그런지
제가 하는 사소한 생각도 아기에게 영향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도 나고 불안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면 저는 친정에 있는 고양이들 사진을 또 꺼내보죠.
저번주에 집에 가서 또 찍어온 사진이에요.


우리 둘째 마리인데 너무 요염하게 생겼죠??
전 요즘 마리 뒷통수가 그렇게 사랑스럽더라구요.

항상 가면 '왜 이제 왔냐'는 듯이 애옹애옹 엄마 고양이 찾는 새끼고양이처럼 울어요.
안쓰럽지만... 그래도 널 예뻐해주는 가족들이 있으니 참 다행이야..
그리고 우리 멋쟁이 밍.




진짜 잘생겼죠? ㅋㅋㅋ 생긴건 디게 차도남 같아 보여도 완전 순둥이에 쿨내나는 남자에요.
항상 마리 그루밍 해주고 밥도 양보해주고 물도 양보해주고 캣타워도 양보해주는
마리에겐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요.
강아지 제니가 와서 입질해도 단 한번도 냥펀치는 커녕 하악질도 안하는 아주아주 착한 고양이에요.
마리랑 너무 애틋하길래 아이고 사이도 좋네 하고 사진 찍으려니
ㅋㅋㅋㅋ 그루밍하는 척 하며 깨물고 있네요..

문득문득 기분이 꿀꿀해지고 우울해지기도 하는건
항상 곁에 있던 고양이들이 없어서인 것도 같아요..
너무너무 보고싶으니까 내일 또 친정에 가야겠어요.
가서 점심도 얻어먹고 고양이들 발톱도 깎아주고
엄마랑 수다도 떨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요.
결혼해서 살다보니 정말 신랑이 나에겐 전부고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이자 조력자인건 맞지만
신랑이 줄 수 있는 사랑이 있고
가족과 친구들, 지인들이 주는 사랑은 또 다른 종류의 사랑인 것 같아요.
그 모든 사랑이 저에겐 골고루 다 필요하다는걸 알게됐어요.
요즘 전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마음 밭을 잘 가꾸어두는 것이 큰 목표가 됐어요.
어찌됐든 저는 이제 아내이고 엄마가 됐으니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받은 사랑 잘 나누어주는
그런 멋진 삶 살아가길 기도할게요.